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 이덕무가ㅠㅠ 일상

당신 돈내고 보러가는 것은 좀 그렇지만 딸내미들이 영화 쏜다고 하면 좋다고 하시는 울 엄느님께 몇 번이고 요새 흥행대박을 기록하고 있는 <도둑들>을 보러가자고 권했지만, 남들이 다 보는 것은 싫다고 극렬히 거부하시다 결국 엄마가 좋아하는 차태현이 나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세 모녀가 함께 보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차태현이 나온다는 것밖에 몰랐고 이 영화가 사극인지도, 다루고 있는 주제가 얼음인지도 몰랐다.
영화가 시작되고 차태현이 '덕무'라고 불린 것과 뭇 백성들이 한강에서 얼음을 캐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아, 조선후기를 다루고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한문을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 있어 이덕무는 책에 미친 바보, 간서치看書痴요, 서자 출신으로 가난하여 배를 자주 곯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아주 좋아하여 호학의 군주 정조에게 등용된 것 정도, 그리고 연암 박지원과 교유하였으며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와 함께 조선 후기 사대가로 불리웠다는 정도로 새겨져있다.
예전에 이덕무의 글을 모아 풀이한 <책에 미친 바보>를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읽다가 그가 자신의 가난한 생활에 대해서 읊고 있는 것을 보고 눈물을 찔끔 흘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 그의 글을 원문으로 읽으면서 참 점잖은 사람이다, 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영화 속 차태현의 이덕무는?!?!?!?!?!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달라서 약간 충격을 받았다.

오지호가 맡은 백동수라는 인물은 드라마에서 여러번 다루어진 것으로 기억을 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 작품들을 보지는 못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백동수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예전에 학교 다니면서 한시를 배울 때, 더운 여름에 (주로 양반들이 사용하게 되는)얼음을 위해서 수없이 많은 백성들이 추운 겨울에 얼어붙은 강에 들어가서 많은 고생을 한 것을 다룬 한시를 배웠었더랬다.(김창협의 <착빙행鑿氷行>)
한시로만 배웠던 조선의 생활상과 백성들의 고통을 실제 영화에서 확인하고 다시 머리에 강렬하게 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영화자체는 큰 갈등없이 전개되었고 해피엔딩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가슴 졸이며 보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특히 차태현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엄마와 함께 더운 여름에 시원한 극장에서 하하 웃으며 볼 수 있어서 간만에 좋은 나들이였다.

내가 좋아하던 이덕무가ㅠㅠ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이미지로 나와서 놀랐지만 그래도 글로만 접했던 인물들이 영화 속에서 살아 숨쉬고 시에서 엿보았던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어서 나에게는 특히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덧글

  • 이요 2012/08/24 12:22 #

    이덕무와 백동수가 그 이덕무와 그 백동수였군요. 저는 그냥 지어낸 사람들인 줄 알았어요.
  • 캔디 2012/08/24 22:45 #

    이번에 알게되셨군요ㅎㅎ 제가 생각했던거랑 다른이미지라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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